그냥 사랑하는 사이
드라마를 거의 안보는데, 요즘 열심히 챙겨보는 드라마.
나는 이런 이야기를 좋아한다.
상처받은 사람들이 서로를 필요로 하고, 보듬어가며 성장하는 이야기.
함께 걸어가며 서로를 치유하는 이야기.
제작년에 정말 좋아했던 '쇼핑왕 루이'가 조금은 통통 튀고 밝은 느낌이었다면
'그냥 사랑하는 사이'는 안개처럼 깔린, 담담한 느낌이다.
2PM 준호의 연기는 사실 처음 봤다.
몇편의 작품을 했다고 하는데 드라마를 챙겨보지 않다보니, 일단 나는 처음.
연기를 상당히 잘해서 깜짝 놀랐다.
무대에서도 끼가 넘치는 가수였는데 배우의 얼굴로도 여러가지 표현이 가능한 것 같다.
갑자기 찾아온 사랑에 어쩔줄 모르는,
그러면서도 소중한 사람을 조용히 챙기는
강두의 성격을 정말 잘 표현했다.
흔한 츤데레 캐릭터같지 않게 완급조절을 잘한다.
원진아라는 배우도 처음보는데 청량한 느낌이다.
배우 수애를 닮은 느낌도 있는데 선한 인상이 아름답다.
마음을 숨기는데 익숙한, 씩씩하게 살아가려는 문수의 이미지와 참 잘맞다.
낮은 목소리가 차분하면서도 조곤조곤한 말투가 사랑스러운 문수를 만들었다.
진행 상에서 강두는 이미 문수를 사랑한다.
문수는 스스로가 어떤 마음인지 잘 모른다.
분노와 아픔을 표출하며 살아온 강두는 자기 마음을 알고
감정과 표현을 억누르고 살아온 문수는 물결치는 마음이 당황스럽다.
아픔을 가진 캐릭터들이 어떻게 성장해나갈지 기대되는 이야기.
그리고, 남겨진 사람들의 이야기.
조금은 어두운 내용이라 그런지 주변에 보는 사람이 별로 없다 (...)
중요한 화두를 던지는 드라마라, 정말 잘됬으면 좋겠다.
ㅇ